영유아 프로그램_개발과 평가4
3. 영유아 프로그램의 사회 · 문화적 배경
영유아 프로그램의 사회 · 문화적 기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대 사회의 특징과 변화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역사적 · 문화적 배경과 최근의 변화들은 다양한 측면에서 논의될 수 있겠지만, 이 장에서는 가족의 구조와 기능의 변화,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맞벌이 가정의 증가, 급격한 정보화 · 세계화의 진행으로 구분하여 살펴보겠다.
1) 가족구조 및 가능의 변화
우리나라는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 서구화 등의 사회적 환경 변화로 핵가족이 보편화되고 가족해체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족구조의 변화는 전통적인 가족구조에서 당연시되었던 가족 내 자녀양육기능의 약화를 초래하였다. 급속한 산업화가 이루어지기 이전, 우리의 전통사회에서는 적어도 3세대가 한 가정을 이루고 함께 살아갔으며, 가족 외에도 이웃이나 친척들로 사회적 관계망을 이루고 있었다. 또한 가족과 직장이 통합되어 있었고, 가족 구성원의 협동과 노동력 수가 생산 활동과 직결되었기 때문에 가족 중심적인 가치관이 유지될 수 있었다. 전통적인 가정의 기본적인 기능들 중의 하나는 자녀의 양육과 교육 및 사회화이다. 영유아는 가정에서 최초로 일상적인 언어와 태도, 기본적인 생활습관과 예절, 대인관계 기능, 도덕적인 윤리의식 등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현대산업사회는 가족과 직장이 분리되고, 소가족 혹은 핵가족으로의 전이가 불가피해졌으며, 심지어 전 가족 구성원이 따로 떨어져 있다가 주말에만 만나는 형태의 가족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부모의 이혼이나 실직 등으로 인해 조부모와 손자녀만으로 구성된 조손가정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또한 강력한 가족계획 정책의 영향으로 1983년부터 인구대체수준 이하로 하락한 이래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어 오다가, 외환위기 이후인 2001년부터 초저출산 사회에 진입하게 되었다. 1970년 4.53명이던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명으로 급격히 감소하였는데(여성가족부, 2005), 이러한 출산율 저하는 경제활동인구 감소를 초래하고, 인구 고령화를 가속화시킴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의 가족 구조는 저출산 현상과 함께 가족의 기능을 변화시키고 있는데 특히 가정의 양육과 교육적 기능을 약화시켰다. 가정 내에서의 대인관계 기회가 감소되고, 가정에서 이루어지던 기본생활습관이나 가치관의 전달 등이 어려워지게 되었다.
따라서 오늘날의 영유아 프로그램은 핵가족화와 가정의 기능 변화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점을 보완해 주는 차원에서 개발 운영되어야 한다. 즉, 가정이나 이웃에서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또래관계와 성인과의 관계를 경험하고 올바른 사회성과 인성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강화해야 한다. 여러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을 기르는 내용과 활동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인간에게 있어서 바람직한 인성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회성 발달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오늘날의 교육과정과 보육과정은 핵가족화와 가정의 기능 변화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점을 보완해주는 차원에서 구성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최근 강조되고 있는 인성교육은 어느 시대의 교육에서나 강조되어 왔지만 가정의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이 시대에는 가치있고 행복한 개인의 삶과 안정적인 사회 발전을 위하여 더울 절실히 요청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2) 여성의 사회진출 및 맞벌이 가정의 증가
오늘날 우리 사회의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OECD 국가의 평균보다는 낮지만(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2005)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사회참여와 핵가족화 현상으로 취학 전 자녀를 가진 취업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은 출산 · 육아로 인하여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이후 하향 재진입하는 M자 곡선으로 구조화되어 있어 남성과 유사한 역 U자형 구조를 나타내는 선진국들과 비교가 된다. 이것은 여성 취업에 대한 가정과 기업, 사회의 인식과 고용환경이 아직 미흡하여 여성이 일과 결혼 또는 일과 출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임을 말해 준다. 실제로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어머니 중 취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경우가 전체의 38.4%에 달하였는데 취업중단 사유 중 자녀양육이 64.9%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보건복지부, 2004).
여성의 사회참여에 따른 육아지원의 필요성과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어린이집 수가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전국보육실태조사(보건복지가족부, 2009)에 따르면 어린이집 취원 영유아의 40% 이상이 취업모의 자녀로 나타났다. 특히 만 1세 미만은 취업모의 자녀가 55.5%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만 1세 48.9%였따. 이것은 특히 영아보육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함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최근 0~5세 영유아에 대한 무상보육 · 교육비 지원이 실시되고 가정에서 부모가 양육할 경우에도 양육수당이 지급됨에 따라, 맞벌이 부모가 아닌 경우 양육 36개월 미만의 영아는 어린이집 등 기관보다는 개인 양육을 선호하고 있으며 신생아기 및 영아기는 부모가 보살피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아보육에 대한 잠정적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김경회, 2003)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어린 시기부터 유아교육기관에서 생활하는 영유아들을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특히 영아프로그램에 대한 개발과 관심이 요구된다. 또한 여성 취업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시간제나 야간, 휴일 등에 제공되는 영유아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들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에 맞추어 취업모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는 영유아 프로그램 개발 및 운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 정보화 · 세계화의 진행
오늘날의 사회는 점차 정보가 생명이 되는 정보화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정보사회는 지식의 생산, 처리, 전달 등을 맡은 지식 산업과 정보가 사회의 주된 바탕을 이루는 사회이다(정범모, 1996). 정보화 사회에서 개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떤 정보를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을 느끼게 되고, 결국 올바른 정보를 판단하는 능력과 효율적으로 정보를 사용하는 능력이 개인들에게 새롭게 요구된다.
현대사회의 영유아들은 어린 시기부터 게임과 인터넷을 경험하고 다양한 매체에 노출되어 있다. 컴퓨터나 인터넷을 사용하는 유아의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한국 인터넷 진흥원, 2009) 사용 연령도 하향화되는 추세다(조준오 · 강신영, 2008).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2011)에 따르면 유아동의 인터넷 중독률이 7.9%로 나타나 성인의 인터넷 중독률 6.8%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스마트 기기의 발달이 영유아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등장한 대표적 디지털 매체인 스마트폰의 사용 확대는 '스마트 혁명'이라 불리며 빠른 속도로 우리 생활 깊숙이 그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스마트폰 사용이 생활상의 편리함을 가져오는 이면에는 디지털 매체의 확대로 인한 인터넷 중독, 온라인 게임 중독의 사회 문제와 함께 스마트폰 중독의 우려를 낳고 있다. 이는 영유아들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에 따라 최근 영유아의 건강한 신체, 정신, 사회적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황해익 외, 2012)이 개발되는 등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학업성취도에 대한 부모의 과도한 기대와 압력으로 인지적 측면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영유아의 요구와 흥미에 맞는 교육을 통해 전인발달을 추구하고, 특히 건강한 신체와 정신, 사회적 발달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영유아 프로그램의 개발 및 운영이 필요하다. 즉, 영유아의 부모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 환경의 변화에 유아들이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어릴 때부터 길러주어야 할 것이다.
한편, 현대사회는 인터넷의 보급과 다양한 통신수단의 발달 등으로 인해 한 지역, 국가의 범위를 넘어 급속하게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국가 간 네트워크망을 구축하고, 상호이해와 의존을 확대함으로써 상호작용이 증대되는 이름바 세계화 시대에 살고 있다(김영옥, 2002). 국가와 국가 간 벽이 허물어지고 지구촌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는 것은 세계 각국의 상호협력과 존중을 바탕으로 한 더욱 치열한 경쟁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변화하는 정보화 ·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민족과 국가라는 틀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영유아 다문화 프로그램들이 개발되고 있다. 지구촌 시대의 도래로 인해 영유아들은 일찍부터 타문화에 노출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 노동자 자녀나 결혼이민 외국인 자녀의 수가 늘어남에 따라 소수 민족과 사회 계층에 대한 사회통합의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한성심 외, 2006). 타문화에 대해 무조건적인 편견을 갖고 배척하거나 때로는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는 모두 옳지 않다. 타문화, 가치, 언어, 풍습 등을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평가할 수 있는 다문화 이해 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