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프로그램_개발과 평가3
(2) 비고츠키의 사회문화이론
비고츠키는 인지발달을 강조하였으나 피아제와 달리 아동발달의 결정요인으로써 사회 · 문화적인 맥락을 강조하였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역사적 · 문화적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의 발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 · 문화적 배경과 맥락을 함께 이해해야 한다. 한 사회의 특성인 사회문화적 가치, 관습, 이데올로기, 고차적 정신 기능 등은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전수되고(Rogoff, 1993), 개인의 인지발달은 사회문화적 상황을 통해 공유된 지식을 내면화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해 사회적 또는 개인적 수준에서 먼저 일어난 인지발달은 그 후에 개인적, 심리적 수준에서 일어나는 과정으로 이어진다. 즉, 모든 고등정신 기능은 사회적 기원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내면화되는 것으로 본다. 그리고 내면화에 있어서 사회적 경험을 표현하는 주요 방법은 언어이므로, 비고츠키 이론에 있어 언어는 유아의 인지발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김정희 외, 2007).
이러한 비고츠키 이론은 피아제의 인지이론과 구별하여 사회적 구성주의라고도 불린다(강인애, 1997). 비고츠키는 모든 아동이 똑같은 인지발달단계를 거친다고 보지 않았으며, 아동의 인지발달을 사회가 중재하는 과정으로 보았다(정옥분, 2005). 언어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가장 중요한 도구이면서 사고발달에 필수적이다. 한 세대는 문화를 통해 지식과 기능 및 기술을 다음 세대에 전수하고, 이때 사회적 상호작용은 유아와 성인 간의 대화로 나타난다. 유아는 의사소통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사고과정과 행동을 이끌어 가기 위해서 언어를 사용한다. 이러한 자기 조절적 또는 자기 지시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언어가 바로 혼잣말(private speech)이다.
비고츠키는 아동의 지적능력의 발달을 위해 근접발달지대(zone of proximal development: ZPD)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ZPD는 '아동이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실제적 발달수준과 좀 더 지식이 풍부한 성인이나 유능한 또래의 도움을 받아 성취할 수 있는 잠재적 발달수준 사이의 거리'이다(Vygotsky, 1978). 일반적으로 아동의 실제적 발달수준은 이미 성숙된 발달의 결과이며, 아동이 혼자서 알고 행동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한다. 대신 ZPD는 아직 성숙되지는 않았지만 성숙의 과정에 있고, 가까운 장래에 성숙될 것이지만 현재는 아직 봉오리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하며, 학습과 인지발달이 일어나는 역동적인 민감성 지역이다. 성인에 의한 교육은 유아의 ZPD 내에서 일어나야 하며 ZPD는 학습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비록 실제적인 발달수준이 낮은 유아라 할지라도 그 유아의 ZPD 범위 내에서 적절한 지도가 이루어진다면 점차적으로 실제적인 발달수준은 높아지게 되며 이러한 적절한 교수 · 학습활동을 통해 ZPD 자체도 확장될 수 있게 된다(Berk & Winsler, 1995).
ZPD와 관련하여 비계설정(scaffolding)의 개념도 제시되었다. 비계설정의 사전적 의미는 '건물을 건축하거나 수리할 때 인부들이 건축 재료를 운반하며 오르내릴 수 있도록 건물 주변에 세우는 장대와 두꺼운 판자로 된 발판을 세우는 것'으로 우드(Wood) 등에 의해 소개된 개념이다(한순미, 1999). 비계설정은 아동이 스스로의 힘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까지 성인이나 유능한 또래가 도움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계설정의 목표는 유아로 하여금 '자신의 근접발달지대에서 과제를 해결하는 것'과 '자기 조절(self-regulation)을 증진시키는 것'이다(Berk & Winsler, 1995). 그리고 효과적인 비계설정은 학습자가 어려움에 직면할 때 더 많은 도움을 주고, 능숙하게 과제를 수행하게 됨에 따라 더 적은 도움을 주는 것이다. 유아가 학습하는 내용이 새로운 것이라면 직접적인 지시를 하고, 유아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면 직접적인 지시 대신에 힌트를 제공함으로써 문제해결을 돕는다.
5) 생태학적 이론
생태학적 이론은 유아의 발달에 미치는 환경의 영향에 초점을 맞춤 체계이롬으로 브론펜브레너(Urie Bronfenbrenner)에 의해 주장되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영유아는 자신을 둘러싼 여러 환경 층의 영향을 받는 복잡한 관계 체계 속에서 발달하는데, 발달은 아동의 직접적인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보다 폭넓은 사회적, 문화적 체계로부터 일어나는 경험의 영향을 받는 것을 의미한다.
브론펜브레너에 따르면 생태학적 환경은 미시체계, 중간체계, 외체계, 거시체계, 시간체계 등의 동심원적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들은 아동을 둘러싸고 있는 직접적 환경으로부터 아동이 살고 있는 문화적 환경까지를 모두 포함하는 것이다. 그중 개인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체계는 미시체계이지만 나머지 체계들의 보다 폭넓은 지원이 있을 때 영유아는 최적의 발달 상태를 이룰 수 있다.
브론펜브레너가 제시한 생태학적 체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미시체계(microsystem)는 영유아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근접환경으로써 가족, 친구, 학교, 이웃이 이 체계에 포함된다. 또한 아동이 살고 있는 집의 크기, 근처에 있는 시설물 등과 같은 물리적 특성들도 포함된다.
둘때, 중간체계(mesosystem)는 미시체계들 간의 상호관계 즉, 환경들과의 관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부모와 교사 간의 관계, 형제 관계, 이웃이나 친구와의 관계 등이다. 일반적으로 이 체계들 간의 관계가 밀접할수록 발달은 순조롭게 진행된다(정옥분, 2005).
셋째, 외체계(exosystem)는 아동이 직접 참여하지는 않지만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환경을 의미한다. 정부기관, 사회복지기관, 교육위원회, 대중매체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많은 대중매체, 특히 TV나 인터넷 등도 중요한 외체계 요소이다. 외체계가 영유아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예를 들어보면, 어머니의 직장으로 인해 영유아의 일상생활이 달라질 수 있고, 지역사회의 문화시설 등이 영유아의 경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넷째, 거시체계(macrosystem)는 미시체계, 중간체계, 외체계에 포함된 모든 요소에다 개인이 살고 있는 문화적 환경까지 포함된다. 영유아로부터 가장 먼 체계인 거시체계는 각 문화권 특유의 가치관, 태도, 신념, 관습, 이데올로기, 법 등으로써 이런 것에 따라 부모의 양육태도가 영향을 받고 이는 결국 영유아에게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다섯째, 시간체계(chronosystem)는 전 생애에 걸쳐 일어나는 변화와 사회역사적인 환경을 포함하는 것이다.
브론펜브레너는 생태학적 이론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이영 역, 1995).
첫째, 발달하는 개인을 단순히 환경의 영향을 받는 백지상태가 아니라 성장하는 역동적 실체로 간주한다. 즉, 개인은 점차적으로 자기가 살고 있는 환경 속으로 이동해 들어와서 그 환경을 재구성하는 존재라고 본다.
둘째, 환경도 상호조절 과정을 요구하면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개인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은 상호 호혜성의 특징을 가진다. 즉, 환경이 개인의 발달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개인이 환경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그 결과가 다시 개인에게 미치게 된다.
셋째, 발달과 관련되는 환경의 개념은 단일하고 즉각적인 장면으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더 확장되어 그러한 장면들 간의 통합된 상호연결은 물론 더 넓은 환경에서 전달되는 외적 영향까지도 포함한다.
결국, 브론펜브레너의 생태학적 이론은 우리가 영유아를 보다 더 잘 알기 위해서는 영유아를 둘러싼 환경을 이해해야 하며, 환경이라는 개념을 가정이라는 미시체계를 넘어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